경기옛길 경흥길 걷기 오가사거리에서 영중농협까지 영평팔경길 구간
오랜만에 경기옛길 경흥길을 이어 걷기 합니다.

지난 2022년 비둘기낭에서부터
운산자연생태공원을 지나서 오가사거리에서
마친 것이 벌써 햇수로 3년이 지났습니다.

전곡역과 포천시청을 오가는 56-1번 버스를
타고 오가사거리에 하차했습니다.(10:11)
유월의 공기는 어느새 달라져 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 후끈한 공기가 몸을 덮칩니다.
논에는 모내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모가 심어져 있습니다.
한여름 무럭무럭 자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후끈한 도로를 따라
경흥길 이어 걷기를 시작합니다.
영평천 방향으로 걸어가는 도로옆 인도에는
의자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조금 걸어가면 몇몇 가구들이
모여있는 동네가 나옵니다.
좌측길로 인도하는 안내판이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보라색 경흥길 안내표지도 보입니다.

시골 골목길을 걸어가면
안동김 씨 고택이 나타납니다.
이 고택은 한국전쟁 때 불타버린 것을
다시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고택은 잠겨있어 출입은 할 수 없습니다.


고택에서 금수정이 보입니다.
금수정 뒤편으로 영평천도 보입니다.
경치 좋은 곳에 역시 정자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조선중기에 만들어진 정자로 금수정이라는 이름은
안동김 씨의 소유로 바뀌면서 김 씨의 금, 이곳 지명인
창수면의 수를 합해 금수정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금수정 역시 한국전쟁 때
소실되었던 것을 복원한 것입니다.

금수정에서 바라본 경치가 참 멋집니다.
양사언, 이덕형, 한호의 일화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곳이 경치 좋은 곳으로 알려져
옛 선조들이 풍류를 즐긴 곳입니다.

가방을 내려놓고 평화로운 경치를 즐겨봅니다.
절벽의 바위 아래 물 위에 드리워진 하늘과
물 위에 떠있는 듯한 바위를
오랫동안 바라봅니다.
마음 역시 잔잔해집니다.

먼 산에서부터 점점
가까운 곳으로 시야를 당깁니다.
바로 아래에는 큰 잉어가 헤엄을 치고 있습니다.
인공의 구조물들로 인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는
아쉽지만 그래도 충분히 멋진 풍경입니다.

약 한 시간가량 풍광을 충분히 즐겼습니다.
준비해 간 김밥으로 간단한 요기도 마쳤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금수정을 벗어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11:38)

영평천을 따라갑니다.
군시절을 포천에서 보낸 터라 이 주변은
참 많이도 왔었습니다.
군시절의 추억이 많이 생각납니다.

뒤를 돌아 지나온 길을 바라봅니다.
금수정이 보입니다.
푸른 숲 속 바위 위에서 영평천
전망을 바라보기 좋은 곳입니다.


포천야구장을 돌아서
영평천을 따라 계속 걸어갑니다.
길은 높게 자란 잡풀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풀숲을 헤집고 걸어갑니다.
혹시 뱀이 나올까 겁이 납니다.

길은 없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대로는 더 걸어갈 수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역시 우거진 풀을 밟아 가며
둑방 위로 올랐습니다.

겨우 길을 다시 찾았습니다.
최근 길이 전혀 관리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예산을 들여 조성을 했으면 유지관리 또한
계속되어야 하는데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물론 길을 걷는 동안
저와 같이 옛길을 걷는 사람을
이 구간에서는 한 명도 못 보았습니다.
포천시가 관심을 더 가졌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농로의 콘크리트의 길이 이어집니다.
공기는 더 후끈해졌습니다.
길을 사이로 하천과 하우스와 논이 있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외국인 노동자가 보입니다.
공장뿐만 아니라 이곳 농촌에서도
외국인들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구간은 중간에 오두막이 있어
좋은 쉼터가 되어줍니다.
길 양쪽에 피어오른 꽃들이
방랑자를 맞아주는 것 같습니다.
인적 드문 곳이라 꽃들의 환영이 반갑습니다.

좀 전에 지나온 길에 꽃들은 장애물이 되었지만
이곳에 핀 꽃들은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똑같은 꽃일진대...
그 느낌이 달랐습니다.

영평교까지 걸어왔습니다.(12:26)
주로 이 도로를 많이 건넜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바뀐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영평천이 조금 더 깨끗해진 것을 빼고는....

영평교를 지나면서 자연의 길이 열립니다.
그러나 걷기에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다만 쉴만한 곳은 없습니다.

중간중간 의자가 설치되어 있지만
요즘 같은 뜨거워진 햇살아래에서는
쉴 수가 없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둑에 심어진 나무도 아직 수령이 어려서
햇볕을 가리는 것이 부족합니다.

풍경도 변하고 사람들의 흔적도 바뀝니다.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구간도 있습니다.
인간의 흔적은 잘 정리되지 않으면
흉물이 되어버립니다.

열기로 후끈거리는 길을 계속 걷습니다.
개인 사유지로 인해 함께 걷던 영평천을 떠나서
도로를 돌아 영평천교 아래에서
다시 하천을 만납니다.
다리 아래는 시원합니다.
하지만 공사지역이라서 쉴 곳이 없습니다.


포천천과 영평천이 만나는 곳에서
영평천을 건너갑니다.(12:55)
임진강 38선 역사길과 경흥길의
공유구간이 이곳까지였습니다.

다리를 건너 영평천을 따라가는 것이
임진강 38선 역사길이고
포천천을 따라가는 것이 경흥길입니다.
저는 길을 확인하지 않아서
임진강 38 선길로 향했습니다.

길을 잘못 든 지도 모른 채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바나나 하나와 음료로 에너지를 보충합니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따라 길을 걷습니다.

이 길에는 한국전쟁 당시 38선의 역사에 대한
표지들과 여러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평화의 숲길이라는 이름으로 이곳이 치열한
전쟁의 장소였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커다란 철모가 이것을 말해줍니다.

이정표가 향하는 방향이 의심스러워
지도를 확인했습니다.
그제야 길을 잘 못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경흥길과 임진강 38선 길의 갈림길에
경흥길 안내표지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정표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돌아가지 않고 도로를 따라
영중농협 방면으로 향합니다.
도로를 조금 따라가면 걸을 수 있는
안전한 길이 나옵니다.
초등학교와 영중면사무소를 지나면
시내가 나옵니다.
하나로마트에서 시원한 물을 사서
몸의 열기를 식힙니댜.
이제 영평팔경길의 시작점인
영중농협이 바로 앞에 있습니다.(13:56)

면 소재지이지만 사람이 많지 않은 느낌입니다.
경기도의 도시지만 수도권에서 먼 곳은
점점 더 인구가 감소하는 것 같습니다.

영중농협 앞에서 배낭을 내리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시원한 물을 모두 마셨습니다.

경흥길 영중농협에서 만세교까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