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30일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새로운 기획 전시가 열립니다.

연휴를 맞아 서울역사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비가 하루종일 오다가 그쳤습니다.
박물관 앞 작은 연못에 회색하늘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래도 공기가 상쾌합니다.
봄날의 신선한 내음이 다시 퍼집니다.

현관으로 들어가서 우측 기획전시실로 향합니다.
"한성부입니다"라는 제목이 입구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오는 7월 12일까지 열립니다.

입구로 들어갑니다.
설명판에 "여기 호랑이가 쓰러져 있는데요?"라는 글이 먼저 보입니다.
한성부가 무슨 일을 했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성부는 조선이 건국되고 500년간 수도를 관할하는 관청이었습니다.
관할구역은 사대문안 뿐만아니라 오부와 도성밖 10리
(성저십리 : 성밖 10리 안쪽을 가리키는 말)까지였다고 합니다.

설명판에는 수양대군이 살곶이다리 수리를 한성부가 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한성부 측에서는 양주와 함께 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관할담당 구역은 늘 논란입니다.
당시 한성부의 담당구역은 현재의 구파발, 노량진, 합정동, 금호동까지의 구역이었습니다.

구역을 표시하는 정계석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위의 정계석은 상저오리를 표시한 것으로 정릉부근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정계석을 발견했다는 신문기사도 설명되어 있습니다.


당시 한성부의 대문과 청사의 모습이 사진자료로 남아있습니다.
관아에는 조선의 모든 호적을 보관하였기 때문에 그 규모가 상당했습니다.
호적고가 99칸이었고 전체 179칸의 규모였습니다.

한성부는 호적관리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했습니다.
재산갈등 문제 해결, 시신부검, 치안 등 다방면으로 수도의 모든 업무를 담당했던 기관입니다.

호적 작성과정을 설명한 것을 보니 시스템이 생각보다 잘 꾸려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총 4부를 만들어 현지와 도에서 보관하고 2부는 한양으로 올려 보냈습니다.


요즘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호폐와 호구조사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호구조사표에는 한양 주변의 실제인구가 20만 명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성부는 또한 시신의 부검을 담당했습니다.
죽은 사람이 독살당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은비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수도권 쏠림현상같이 조선시대에도 돈 있고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 지방보다는 한양을 선호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똑같습니다.
수도권 쏠림현상은 어떠한 정책을 펼치더라도 인간의 기본 욕구가 있기 때문에 쉽게 없어질 수 없습니다.

토지거래문서도 상당히 체계적이고 복잡했습니다.
위의 사진의 5개의 문서가 그것입니다.
이런 업무도 한성부에서 담당했습니다.

한성부는 사람의 일 외에 시설물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도성의 토목사업과 왕의 행차 시 이동경로를 관리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왕궁을 둘러싼 인왕산, 북악산, 낙산, 남산에는 원칙적으로 무덤을 못 만들게 했습니다.
인왕산 그림이 한점 있는데 무덤이 있는 곳을 애매하게 표시해 놓은 점을 설명해 놓았습니다.

전시실 중간에는 99칸의 호적고 내부를 표현한 공간으로 이어집니다.
호적고에 호적이 어떻게 보관되고 실제 호적들을 볼 수 있습니다.


호적 대장궤는 관청에서 호적을 보관하던 상자입니다.
상자 앞에는 도, 현 등 지명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각 고을은 호적을 한성부에 올려 보냈습니다.

다음으로 한성부에 근무했던 사람들의 공간입니다.
한성부 수장은 판윤이라는 벼슬입니다.
역대 한성부 판윤의 수는 1079명입니다.


그만큼 판윤은 자주 바뀌는 자리였습니다.
평균재임 4개월로 판서로 가는 길목으로 잠시 머물다 가는 벼슬자리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해에만 25명이 재임한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오래 한성부 판윤을 재임한 기간은 7년입니다.

한성부는 위와 같이 다양한 일들을 담당했습니다.
호랑이가 나와도 한성부에 신고를 하고, 재산 다툼이 있어도 한성부에 가서 시시비비를 따지고, 혼인 관련 문제, 그리고 호적까지 관리하는 등 엄청난 업무량입니다.

이런 엄청나게 많은 업무를 담당하던 관원들도 성과가 좋지 않으면 잘리는 상황입니다.
직장인이 어렵고 힘든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 한 가지입니다.

정신없이 업무에 시달리지만 일이 끝나면 동료들과 술 한잔 하며 회포를 푸는 장면이 상상됩니다.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내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전 5시에서 7시 사이출근해서 저녁 5시에서 7시에 퇴근하는 생활은 힘겹습니다.
그마저도 설명을 보니 상급관원이 퇴근해야 퇴근할 수 있습니다.
요즘시대가 와서야 우리 직장인들도 조금은 눈치를 안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전시실의 마지막 구간을 지나갑니다.
경조부지에 쓰인 문구가 세겨져 있습니다.
'후세사람들이 지금을 보는 것이 마치 오늘날에 옛날을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라는 글귀가 정말 와닿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똑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미래에도 그럴 것 같은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AI시대에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인간의 본성과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앞으로의 세상의 변화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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