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 돌곶이 다리 방향으로 들어가는 통로 위의 동부간선도로는 자동차들로 가득합니다.
화창한 가을 주말 죻은 날씨에 비례해 차량행렬의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은 더 심해집니다.
짧은 중랑천자전거 길은 끝이나고 한강을 따라 달리기 시작합니다.
11월이 되었지만 한낮에는 반팔을 입어도 될것 같습니다.
강 폭 만큼이나 넓고 깊은 공기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성수대교, 영동대교, 청담대교, 잠실대교와 철교를 지나서 강변의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습니다.
따가운 햇살아래 그늘은 시원합니다.
강물은 유유히 흐르고 하늘의 구름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뭇잎은 붉은색으로 변하고 이파리들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림같은 풍경아래 숨을 깊게쉬며 휴식을 취합니다.
한강변 포장되지 않은 오솔길은 맨발로도 걷기에 좋을것 같습니다.
나무그늘길이 계속 이어져 있어 편안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이 계절 이 순간이 가장 좋은 시절입니다.
광진교와 천호대교를 지나서 눈에서 가장 강변과 가까운 길을 달립니다.
잔잔히 흐르는 강변 건너편에 수변공원이 이어집니다.
인공의 아파트는 마치 생물처럼 계속 번식합니다.
수만년 동안의 주인들은 점차 움추려 듭니다.
서울과 구리의 경계를 통과합니다.
구리에 들어서면 더욱 기분이 좋아집니다.
시야가 뻥 뚫리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더 잘 느낄수 있습니다.
공기 내음도 더 좋게 느껴집니다.
하늘도 더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기분 탓이지만 눈에 보이는 대로 마음이 바뀝니다.
그래서 나쁜 것 보다 좋은 것을 보아야합니다.
한참을 더 달려가다 보니 울긋불긋한 코스모스 들녁이 펼쳐집니다.
자전거길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으로 한강, 왼쪽으로 코스모스 벌판입니다.
눈에 꽃들이 가득하게 들어옵니다.
마음이 행복하고 풍성해집니다.
눈에 좋은 것들이 가득하니 그렇습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또 오기를 잘했습니다.
이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광입니다.
어릴적 처음으로 인식했던 코스모스가 기억납니다.
아버지께서 몰던 자전거 뒷자리에서의 시골 도로옆에 난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가을이고 유년의 시골에 남겨놓은 기억입니다.
강동대교를 지나서 수석교까지 왔습니다.
마지막 남은 커피 한모금을 마십니다.
기분 좋은 시간입니다.
이 시간은 분명 지나갑니다.
최대한 이 작은 시간을 즐겨야 합니다.
그리고 큰 탑이 보이는 도시를 향해 다시 힘껏 페달을 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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