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고 걷고 뛰고

설악산 대청봉에서 오색 남설악탐방지원센터까지 하산길

육두만(하루에 육을 두 번 만나자) 2025. 6. 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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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등산 한계령에서 대청봉까지에서 이어집니다.

설악산 정상의 전망은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나 강풍과 저온으로 오래 머물지 못했습니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하산길에 오릅니다.(13:20)

대청봉에서 오색방면 등산로

하산은 오색약수터 방면입니다.
오색으로도 여러분이 힘겹게 정상을 향해 올라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산에 오면 모르는 사람에게도 왠지 모를 동지애가 느껴집니다.

아름다운 전경이 눈앞에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추워서 서둘러 산을 내려오면서 천천히 느끼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정상 근처에서의 생명을 다한 오래된 키 작은 나무를 보니
현재 내가 격고 있는 것은 오리려 너무 미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돌덩이로 만들어진 길은 이어집니다.
숲 속으로 들어오니 강풍도 없어지고 추위도 덜해졌습니다.
수많은 나무와 식물들이 지켜주는 느낌입니다.

역시 이곳 오색으로 가는 등산로도 정상부근에서는 이제 막 봄의 기운이 들어온 것 같습니다.
돌길과 계단이 이어지면서 다리의 피로도가 빠르게 올라옵니다.

오색 등산로의 내리막길은 끝이 없습니다.
오르는 사람도 내려가는 사람도 힘든 구간이라서 중간중간 쉼터가 많습니다.

오랜만에 내려가는 길인데 과거와 다른 느낌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체력이 옛날 같지 않음을 느낍니다.

조심조심 천천히 산길을 내려옵니다.
이제 정상에서 2km 지점에 왔습니다.
숲 속 깊숙한 곳이기 때문에 오르던 멋진 전망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오르고 내리는 사람에게는 인고의 시간이 됩니다.
머리를 비웠다가 다시 생각했다가를 반복합니다.
얼마 후 시원한 물소리가 들립니다.

반가움이 몰려옵니다.
물가에 짐을 풀고 이제 휴식을 취합니다.
주위의 푸른 자연이 풍기는 신선한 내음을 맡습니다.

이제부터는 계곡물과 함께 하산을 합니다.
가파르게 내려가던 길은 이제야 완만해집니다.(14:50)
한 시간 반 가량을 내려왔습니다.

단조로워진 등산길에 계곡물소리가 나니 좋습니다.
하염없이 내려오기만 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방문해 보니 그렇지 않습니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구름 속으로 들어갑니다.
몽환적 분위기의 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간간이 오르던 등산객도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등산로 옆에 예쁘게 매달린 꽃망울들이 눈길을 끕니다.
언제 어디든 새로운 전경이 앞에 나타납니다.
고도가 더 낮아지면서 나무의 키도 더 커지고 잎도 더 무성해져 있습니다.

이름의 배경이 궁금한 오케이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오른쪽 다리 무릎 뒤쪽에 통증이 왔습니다.
(이 부위는 처음 통증이 왔는데 이후 4일간 계단 내려갈 때마다 통증이 왔습니다)

이제 2/3 조금 넘게 내려왔습니다.
경사도는 조금 더 커졌습니다.
통증으로 속도를 최대한 줄여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하염없이 내려가는 길은 오르는 길보다 더 힘듭니다.
다리에 힘을 더 주게 되어서 통증이 온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도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하산 시에는 살금살금 힘 주어 걷습니다.

계곡물소리가 다시 들립니다.
옛 추억이 생각나는 장소입니다.
음식조리가 가능했던 옛 시절 이곳 근처에서 버너로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설악산에서 처음으로 등산 라면맛을 알았습니다.
그때 그 맛을 잊지 못합니다.
그때의 아버지는 나보다 젊었습니다.

추억은 소중한 경험입니다.
처음으로 큰 산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다른 세상의 아버지를 보았습니다.

 맑은 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 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삶의 유한함과 짧음을 느끼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남설악탐방지원센터

드디어 남설악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습니다.(16:12)
산행의 종료지점입니다.
힘들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한 발 한 발 쌓아 올려 목적된 거리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도로를 건너 오색 약수터 방면 도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중간중간 번창했던 모습이 사라진 건물이 보입니다.
이곳도 옛날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색터미널

오색터미널도 편의점이 대신합니다.
편의점에서 시외버스 승차권을 구입합니다.
(정확한 버스시간표는 티머니 GO앱에서 확인하고 예매 가능합니다)
도로를 건너서 서울 방면 버스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버스가 다가옵니다.
설악산에서의 여운을 뒤로하고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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