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끝자락에 눈이 갑자기 내리더니 차가운 강풍이 불어왔습니다.


지상역에서 열차도 미끄러져 과주 하고 후진으로 출입문을 개방했습니다.
창밖의 거센 눈이 심술을 부렸습니다.
주중에는 나무에 꽃피고 노란 개나리도 피어올랐습니다.
하천의 물가에는 알에서 깨어난 수많은 올챙이들이 부지런히 꼬리를 흔들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봄이 왔구나.. 했는데 주말 날씨가 뒤숭숭해졌습니다.
그래도 봄은 왔습니다.
이번 주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눈에 띈 문구가 있었습니다.
즐겁든 지루하든 해는 진다.
즐거움이 가득한 봄이 되어라.입니다.

시간은 흐릅니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언제나 순간순간을 즐겨야 함을 다짐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퇴직할 날도 올 것입니다.
얼마 전 정년퇴직하고 새로운 회사에 취업한 선배님을 만났습니다.
약속장소 가까운 곳에서 먼발치에서 봬도 더 젊고 건강해 보였습니다.
카페에서 두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하시던 일에서의 경력으로 재취업한 상태로 급여도 괜찮고 일하시는데 자유롭고 즐겁다고 하셨습니다.
평소 사회활동도 많이 하시고 학위도 따셨습니다.
조금 큰 조직에서 여러 장애물로 인해 실현하기 어려웠는데 규모가 작은 곳에서는 본인의 주특기를 백분 발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표정과 몸짓만으로도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신 모습이었습니다.

이분을 뵙고 두 주 전에 뵈었던 또 다른 선배님이 생각났습니다.
이분도 퇴직하시고 일자리를 구하셔서 다니다가 얼마 전 그만두셨다고 했습니다.
퇴사 후 급여 수준의 급락, 사람과의 관계 등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떤 자격취득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두 분의 차이는 무엇일까?
한분은 퇴직 전에도 회사 밖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나름대로의 각종 자격요건을 위한 준비를 하셨습니다.
반면 다른 분은 퇴직 전에 준비가 조금 미비했습니다.
두 분 모두 자산이 어느 정도 되어서 노년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 6개월 지나면 노는 것도 별로라고 합니다.
평생 회사에 다녔으니 특별한 취미 가지기도 힘들었을 것이고 같이 놀아줄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으니 놀아줄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일을 해야 합니다.
재테크도 어느 정도 해놨고 퇴직금도 있으니 놀지 뭐.
이런 생각을 하고 퇴직 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봅니다.
길어진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 빨리 늙어버립니다.
꾸준히 사회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이 그렇게 시간은 한 곳에 머물지 않습니다.
두 선배와 자연의 섭리를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이란 이런 것이구나. 운이 들어오게 하는 방법 (1) | 2025.04.14 |
---|---|
지하철은 묵념의 공간이다 (3) | 2025.04.10 |
한강 자전거 타기 여의도에서 군자까지 (1) | 2025.03.25 |
배려를 받는 태도를 생각해 보다 (2) | 2025.01.29 |
동지애에 관하여 (1) | 2024.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