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하남에서 남한산성으로 오르는 길은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대로로 나와서 걸어가면 버스종점이 보입니다.

버스 종점 바로 옆에 남한산성으로 가는 골목이 있습니다.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길을 따라서 직진합니다.
(식사와 간단한 간식류와 음료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길지 않은 골목길은 서울시와 하남시로 나뉘어 있습니다.
서울시 송파구가 끝나고 하남시로 들어갑니다.
하천을 따라 서서히 오르막 도로가 이어집니다.
위례신도시 아파트 옆 우측의 음식점들은 대부분 비워져 있는 상태입니다.
좌측의 상점들도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주변개발로 인한 여러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엔 비포장 도로였던 곳까지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어느덧 등산로는 많이 가파른 상태입니다.
앞쪽에 본격 등산로가 시작되는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 있는 가정집 같은 식당도 영업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계단을 걸어 오르다가 좌측으로 난 길이 보입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이 길을 이용해 올라봅니다.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삶의 원동력입니다.
길은 편안합니다.
일부 돌길도 있고 시멘트 포장길도 있습니다.

조금 올라가면 계곡 다리 앞에 산할아버지 동상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곳 산길을 조성하고 관리하던 분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이름이 아닌 별명이 세겨져 있습니다.
자신을 내비치지 않고 타인을 위한 선한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올 겨울 습설의 상흔이 많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소나무가 많은 남한산성의 피해가 컷을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편한 숲길은 이제 끝납니다.
나무계단이 시작됩니다.
나무계단 우측 기둥에는 1222 계단이라는 글자가 세겨져 있습니다.
1222 계단..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습니다.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면 높아지는 고도만큼 멋진 시야가 펼쳐집니다.
그러나 100 계단 또 100 계단을 오를수록 1000 계단이 결코 만만치 않은 숫자임을 알게 됩니다.
땀이 나고 숨은 가파지고 다리는 무거워집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갑니다.
오랜만에 산에 왔지만 평소 자전거를 타서인지 쉬지 않고 걸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1000 계단을 지나고 계단의 끝까지 올랐습니다.
그리고 남한산성 성곽이 보입니다.

계단 끝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언제나 전망의 중심 포커스는 롯데월드타워입니다.
청명한 날은 아니었지만 전망은 좋았습니다.
남산과 한강 그리고 희미하게 여의도의 고층 건물이 보입니다.

1222 계단을 올라왔던 터라 전망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서울의 풍경을 감상합니다.
휴식의 시간은 길게 허락해 주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집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옆 서문으로 향합니다.


서문을 통과해서 우측의 남문 방면으로 걸어갑니다.
부모님과 함께 걷고 쉬었던 장소는 보호 구역이 되어있습니다.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본격적으로 비가 시작됩니다.
준비해 온 우산을 펴고 성곽길을 걷습니다.

비가 계속되고 걷는 와중에 전화가 와서 수어장대에서 비를 피해 휴식을 취하며 통화를 했습니다.
비가 오다 그치다를 하더니 우산을 펴지 않고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를 피하게 해 준 수어장대를 떠납니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보는 것도 오랜만입니다.
무엇보다도 산속의 식물들이 봄비를 반갑게 맞이할 것입니다.



성곽을 따라가는 길에도 소나무의 상처가 이어집니다.
오랫동안 모진 풍파를 겪었을 것인데 언제나 푸르름을 유지할 것 같았던 소나무도 영원할 수 없었습니다.
빽빽했던 나무숲은 듬성듬성 빈 공간이 생겼습니다.
아래에는 토막토막 나뉜 굵은 소나무 줄기가 쌓여있습니다.


자연재해로 산의 모습은 변화하고 우리나라의 삶이 풍족해지면서 인공 건축물이 없어졌습니다.
멸치국수가 맛있던 음식점이 있던 곳입니다.
옛 기억을 간직하고 그 시절을 생각하며 걸음을 계속합니다.
비가 와서인지 성곽 산책로는 한산합니다.

촉촉하게 젖은 자연을 느끼며 지화문(남문에 도착했습니다.
남문에서 성남 방면 남한산성입구로 하산했습니다.
처음으로 올라본 1222 계단 힘들었지만 오르고 난 뒤의 성취감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습니다.
시원하게 펼쳐진 시야가 또 기억 속에 저장될 것입니다.
202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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