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설악산은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입구에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설악산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용대리에서 계곡을 따라 백담사에 이르는 탐방로가 개통된 것을 알게 되어 몇 달 전부터 가보리라 계획했었습니다.
꽃이 피고 따듯해진 봄날이 되어 설악산으로 향합니다.

조금 일찍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동서울터미널은 분주합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백담사 가는 첫차는 6시 49분에 있습니다.
여행은 항상 이때가 가장 좋습니다.
5명의 승객을 태우고 버스는 정시에 출발합니다.

인제터미널과 원통터미널을 거쳐 목적지인 백담사에 여행자를 내려주고 버스는 떠납니다.
바깥공기는 차갑습니다. 바람도 붑니다.
강원도는 아직 춥습니다.
이제 백담사 방면으로 힘차게 출발합니다.
상쾌한 공기가 폐 속 깊숙이 들어옵니다.
기분 좋은 걸음을 이어갑니다.
백담사로 가는 버스터미널을 지나갑니다.

오늘은 버스가 다니는 길을 걸어서 갑니다.
조금 더 걸어가면 설악산국립공원 백담분소가 나옵니다.
여기서부터 도로 좌측으로 조성된 탐방로를 따라 걷습니다.
이제 셔틀버스나 자동차 걱정 없이 편안하게 자연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백담계곡을 따라 걸어가는 설악산은 아직은 봄을 맞이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조금은 찬 공기의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러나 무공해의 상쾌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모든 곳이 자연의 작품입니다.
멋진 장면을 오랜만에 봅니다.
용대리 백담사 간 셔틀버스가 다니지 않은 시절 아버지와 함께 올랐던 길입니다.
그 후로 방문할 때면 셔틀버스를 탑승했었습니다.
탐방로가 만들어지면서 아버지와 함께 걸었던 옛 길을 회상해 봅니다.


언제나 푸른빛의 계곡물과 함께 합니다.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입니다.
바라만 보아도 힐링되는 아름다운 물빛입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들을 감상하며 걸음을 이어갑니다.
좋은 공기와 좋은 풍경에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흔들 다리가 나왔습니다.
아기자기하게 보행로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밟을 때마다 흔들거리는 다리를 걸어갑니다.
흔들 다리 이후에는 길이 끊어져버렸습니다.
약간은 당황스러웠습니다. 계속 공사를 할 예정인지는 모르겠지만 공사가 계속될 것 같기도 한 상태였습니다.
이제 좁은 도로를 따라 걸어 올라갑니다.

앞에서 소방차가 내려옵니다.
최근의 산불화재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상황입니다.
아름다운 명산이 산불로부터 안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눈 쌓인 먼 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4월의 설악산은 겨울도 있고 봄도 있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작은 산을 가운데로 하천이 빙 둘러 휘몰아 가는 곳입니다.
아버지께서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나무가 많이 자라서 잎이 나는 계절이면 잘 안 보일 듯합니다.
다시 옛 추억을 떠올립니다.

가파르고 좁은 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아마도 보행로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낙석의 위험도 있습니다.
반대편에서 자동차가 올지도 모르니 조심히 걸어야 하는 구간입니다.

위험 구간을 지나면 다시 보행로가 나옵니다.
교각들도 모두 최근에 세워진 모습입니다.
도로의 가이드레일과 보행로도 깔끔하게 단장되어 잠깐의 위험구간만 빼면 안전하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습니다.

다리 위에 오르자 시원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폭넓은 하천은 돌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깨끗한 물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 위에는 눈이 덮여 있습니다.
한동안 멋진 풍광에 발걸음이 멈추었습니다.

내설악 백담사 일주문이 보입니다.
이제 백담사가 가까워졌습니다.
보행로와 조금 떨어져 있어 이제 사람의 발걸음이 뜸할 것 같습니다.
다음 달 있을 부처님 오신 날 현수막도 낮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백담사 주차장과 셔틀버스 정류장의 전경입니다.
아직은 인적이 드문 설악산의 모습입니다.
설악산에서의 한가로움을 느끼기엔 좋은 시기입니다.

백담사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갑니다.
오랜만에 백담사를 다시 방문합니다.
형형색색의 연등이 다리를 따라 걸려있는 모습이 수묵의 배경에서 더욱 이채롭게 느껴집니다.
연등 하나하나에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넓은 계곡에는 수많은 돌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이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어머니께서 세운 돌탑도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지난겨울 차가운 눈보라에도 끄떡없이 견딘 돌탑들의 모습에서 여러 생각을 해 봅니다.


백담사를 통과해서 산행을 계속합니다.
그러나 입산통제 간판이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유가 산불조심기간으로 오는 5월 15일까지 입산이 금지입니다.
4월에는 설악산을 처음 와보니 입산통제 기간을 알지 못했습니다.
☆입산 통제기간 : 3월 4일 ~ 5월 15일
원래는 용대리에서 수렴동까지 걸어보려 했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여기에서 발걸음을 돌려 다시 백담사 쪽으로 향합니다.


다시 계곡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바위에 앉아 멋진 풍경을 눈 속에 오랫동안 담아봅니다.
이 장면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
자그마한 돌탑도 세워봅니다.
설악산은 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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