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며

왕릉을 거닐며

육두만(하루에 육을 두 번 만나자) 2024. 11. 1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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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을 방문했습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숲 속을 거니는 즐거움과 최고 권력자들의 무덤에서 느끼는 경건함을 경험해 보는 곳입니다.
이른바 명당자리라 불리는 곳이니 만큼 햇볕이 잘 들어 나무들의 생장이 좋아 공기 또한 상쾌합니다.
비포장의 숲길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입니다.
고요함 속에 비로소 새소리가 귀에 들어오고 바람소리도 새롭습니다.
복잡한 세상밖에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것에 위안과 감사를 느낍니다.
흙길은 푹신푹신해서 발의 피로를 줄여주고 떨어진 나뭇잎의 바스러지는 소리는 가을의 일부가 됩니다.

바쁜 세상 속

바쁜 세상 안은 치열한 생존의 전쟁터입니다.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질주합니다.
그리고 집에 가면 방전되어 버립니다.
그런 세상 밖에서 생의 유한함을 느끼고 쉼의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 왕릉입니다.
사람은 이 세상을 마감하면 어디로 갈까, 내세가 있기는 한 것인가,....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자.

여러 왕과 왕비의 무덤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오래 사신 분들도 있고 단명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당대 어떤 사람들 보다 더 영양공급이 좋았을 것이고 최고의 의료 혜택도 누렸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현대에는 훨씬 낮은 수준의 혜택이었습니다.
사람의 수명이 운명에 의지해야만 했습니다.
과학 문명의 발달은 시대의 최고의 의료 수준보다 훨씬 더 발전했고 왕들보다 더 큰 혜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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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행복이라는 측면을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좋은 세상인데 사람들의 행복감은 점점 더 좋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40도 안되던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겼음에도 오히려 오래 살게 될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빈부격차가 심해짐에 따라 인간의 속성상 위만 쳐다보는 비교심리에 의해 세상은 점점 더 우울해지고 있습니다.

왕릉을 거닙니다.
남과 비교하는 그런 고통의 생각들은 싹을 피우지 않습니다.
새소리와 나뭇잎소리가 그 생각들을 걸러냅니다.
한동안 쌓인 고통의 생각들을 지우기에 숲 속 산책만 한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당대 최고 권력자의 무덤입니다.
아무리 강력한 힘을 가졌더라도 그들은 현재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과 당대의 수많은 사람들과 다른 점은 역사에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유한한 삶이라면 즐겁고 행복해야 합니다.
산책은 나에게 즐겁고 행복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작업자 분들이 낙엽 쌓인 길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깨끗하게 청소된 길은 시간이 조금 흐르자 다시 낙엽이 떨어진 가을정취 가득한 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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